한 메뉴로 통일하지 않고, 수프·고기·밥·육수를 각자의 취향에 맞추는 세 곳

아이들은 익숙한 음식이 좋고 어른은 다른 메뉴가 먹고 싶은 날이 있어요. 한 사람이 양보해야 외식이 정해지면 시작부터 조금 아쉽죠. 저는 가족과 먹을 때 모두 같은 음식을 좋아하게 만드는 것보다, 같이 먹으면서도 각자의 취향을 남겨둘 수 있는 식탁이 좋아요.
수프와 파스타·함박을 나누거나, 고기·면·밥을 함께 고르거나, 육수와 마무리 식사에서 취향을 찾아보는 방법이 있어요. 메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고르기보다 실제로 어떤 맛이 좋았고 어디에서 취향이 갈렸는지 살펴 골랐어요.
닥터로빈 서초점
부드러운 단호박 수프에서 출발해 파스타와 함박으로 입맛을 나누는 자리

아이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늘어서 좋았어요
편식하던 초등학생 아이가 단호박을 먹으니 반가웠어요. 저는 아이 메뉴를 따로 고르는 것만 생각하다가도, 같이 먹을 수 있는 음식 하나가 늘면 외식이 더 즐거워져요. 부드러운 단호박 수프는 그런 기분으로 기억에 남았어요.
단호박 수프에 알리오올리오와 콤비네이션 피자를 함께 먹는 조합도 좋았어요. 제 입에는 자극적이지 않아 가족과 같이 즐기기 편했거든요. 한 가지 음식을 모두 좋아할 거라고 정해두기보다, 익숙한 메뉴를 함께 놓는 쪽으로 고르고 싶어요.

어른의 파스타도 제대로 고르고 싶어요
오일 파스타는 향긋한 올리브가 무르지 않고 새우가 탱글해서 좋았어요. 면 익힘도 알맞았고요. 저는 아이가 잘 먹을 음식만 찾다가 어른 메뉴는 대충 고르는 식사는 아쉬워요. 재료를 씹는 맛까지 즐길 수 있으면 가족 외식의 만족이 달라지더라고요.
통마늘을 곁들인 부드러운 함박과 고소한 소스는 면 요리와 다른 즐거움이 있었어요. 파스타와 샐러드를 같이 먹으니 맛이 한쪽으로만 흐르지 않았고요. 가족끼리 고기를 원하는 사람과 면을 원하는 사람이 나뉘는 날 잘 맞는 선택이에요.

메뉴를 나눠도 식사는 함께 편하게 하고 싶어요
아이들과 먹는 자리에서 쾌적한 공간과 친절한 응대가 편했어요. 함박을 곁들인 식사에서 아이도 어른도 맛있게 먹은 기억이 좋았고요. 저는 가족의 취향을 맞춘다는 게 메뉴판만 넓게 보는 일은 아니라고 느껴요. 각자 먹을 것을 고른 뒤 같이 앉아 먹는 시간까지 편해야 다시 떠오르거든요.

위치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74길 11 B1 103호
코지하우스 강남역본점
고기·파스타·리조또를 함께 골라, 가족의 서로 다른 취향을 담는 식탁

아이는 파스타, 어른은 스테이크가 당기는 날
아들은 파스타를 맛있게 먹고 어른은 스테이크를 좋아했던 식사가 이곳의 장점을 잘 남겼어요. 저는 가족 외식에서 모두의 메뉴를 같게 맞추기보다, 각자가 먹고 싶은 음식이 한 테이블에 있는 쪽이 좋아요. 고기와 면을 함께 고를 수 있는 건 그래서 반가웠어요.
스테이크는 부드러웠고 토마토마레파스타에는 해산물이 넉넉해서 곁들이기 좋았어요. 고기만 계속 먹는 것도, 면만 먹는 것도 아닌 구성이어서 취향이 다른 가족과의 식사에 떠올리게 돼요.

밥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고를 몫이 있어요
새우로제파스타는 부드럽고 고소했고, 김치버섯베이컨필라프는 감칠맛이 남았어요. 스테이크 옆에 면과 밥을 함께 놓으니 먹는 재미가 달랐고요. 저는 밥을 좋아하는 가족에게 양식이니 파스타만 고르라고 하고 싶지는 않아요. 필라프와 리조또가 있으면 조합을 더 편하게 생각할 수 있어요.
까르보나라 리조또의 꾸덕함과 새우로제파스타의 맛을 함께 즐겼던 식사도 좋았어요. 다만 접시 수가 다양하다는 것과 네 사람이 충분히 먹는 양은 다른 문제라, 메뉴 이름만큼 그날 먹고 싶은 양도 같이 보겠어요.

이름이 익숙해도 맵기는 다시 생각해요
새우 오이스터는 덜 맵게 부탁해도 제 입에는 매웠어요. 오이스터 리조또는 신라면 정도의 맵기로 느껴졌고요. 저는 아이와 어른의 입맛을 맞추는 날에는 고소한 메뉴를 좋아했다는 기억으로 다른 요리까지 순하다고 생각하지 않겠어요. 같은 접시를 나눌수록 이런 차이가 더 중요하더라고요.
매장은 넓고 쾌적해서 여러 메뉴를 놓고 이야기하며 먹기 좋았어요. 저는 매운맛이 당기는 어른 메뉴와 아이가 편하게 먹을 메뉴를 구분해 고를 수 있는 날 코지하우스를 떠올려요. 한 접시를 모두가 똑같이 좋아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위치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94길 10 2층
모던샤브하우스 GFC점
고기와 채소를 먹는 즐거움에 육수와 마지막 밥의 취향을 더하는 샤브 식사

좋아하는 육수는 가족끼리도 달랐어요
부모님은 토마토육수를 맛있게 드셨고 저는 그린커리 쪽이 더 좋았어요. 그런데 부모님에게는 커리 향이 강하게 느껴졌고요. 저는 이런 차이를 보고 어떤 육수 하나를 온 가족의 정답으로 고르고 싶지는 않아요. 익숙한 맛과 향을 즐기는 정도가 서로 다를 수 있거든요.
버섯육수는 자꾸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으로 기억에 남았어요. 고기와 채소를 함께 먹는 식사에서도 국물의 취향이 크게 느껴졌고요. 가족끼리 고를 때는 다양한 육수가 있다는 말보다, 각자 어떤 향을 편하게 먹는지부터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고기와 채소를 먹고 리조또까지 기다리게 돼요
고기 질이 좋고 채소가 신선해서 샤브샤브를 먹는 기본적인 즐거움이 좋았어요. 버섯육수 뒤의 트러플 리조또는 배가 부르다고 하면서도 끝까지 먹게 되는 맛이었고요. 저는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뿐 아니라 마지막 밥을 기대하는 가족에게도 즐길 부분이 있다는 점이 반가웠어요.

친절한 응대가 식사의 흐름을 편하게 했어요
궁금한 메뉴를 물었을 때 웃으며 설명해주고, 요청에 빠르게 응대해준 점이 좋았어요. 빈 그릇을 치워주고 리필을 챙겨주는 식사의 흐름도 편했고요. 저는 가족의 취향을 맞추느라 질문이 많아지는 날 이런 응대가 더 고맙게 느껴져요.
다만 좌석이 남아 있어도 처음 안내받은 자리가 아쉽고, 이동 요청에서 응대가 매끄럽지 않았던 때도 있었어요. 나중에는 다른 직원의 도움으로 자리를 바꿔 식사를 즐겼지만요. 편했던 경험을 기억하면서도 모든 좌석과 과정이 똑같지는 않다는 점은 함께 생각하고 싶어요.

위치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152 강남파이낸스센터 별관(후문) 1층
아이와 함께 먹을 수프를 가운데 두고 파스타와 함박을 고르고 싶으면 닥터로빈, 고기·면·밥 중에서 각자의 몫을 찾고 싶으면 코지하우스가 좋아요. 따뜻한 국물에 고기와 채소를 즐기되 육수 취향도 이야기해보고 싶다면 모던샤브하우스를 고르겠어요.
우리 가족의 입맛이 다르다는 건 외식이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지만, 함께 고르는 음식이 풍성해지는 이유가 될 수도 있겠어요. 저는 모두를 한 메뉴로 설득하기보다 각자의 맛을 남겨두는 식사를 하고 싶어요.